| 칭찬할건 칭찬하자 국립수산과학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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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류 | 기관운영 | ||||
| 작성자 | 엄** | 작성일 | 2004-05-24 | 조회수 | 5,9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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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일 일요일.
아침일찍 아이를 태웠다. 준비물과 도시락을 챙겨들고 나서는 우리의 목적지
는 \"국립수산과학원\".
초등학교 5학년인 우리애는 미술에 소질이 있는것 같아 2년전부터 학원을 보냈
고 종종 크고 작은 대회에서 입상을 해 나를 즐겁게 했다. 이번에 \"제 9회 바다
의날\" 을 기념하여 해양수산부에서 주관하고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주최하는 어
린이 글짓기 및 그림그리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 몇일전 신청을 했다.
부산시 기장읍에 위치한건 알고있었지만 한번도 가본적이 없어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화창한 날씨가 그런 내맘을 다독여 주는듯 했다. 걱정말라면서..
송정에 도착하자 그곳에 위치한 표지판은 좌측 2km 로 표기하고 있었고 별 무
리 없이 행사 시작시간인 10시 전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정문에 들어서자 빼곡히 들어선 차들이 보였고 곧 주차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곳곳에 배치된 제복입은 사람들이 행사장과 가까운 자리로 안내를 해
줘서 매우 고마웠다.
개회식이 시작되었고 애국기가 울려퍼졌다. 간단한 개회식과 심사위원 소개
등이 이어졌고 10시 30분이 되어서 우리는 접수처로 이동하였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운집하였다.
접수처를 두곳으로 나눠놓는 배려를 하였지만 워낙 사람이 많아 뒷줄로 밀려
났고 접수처는 금새 혼잡해지기 시작했다.
공정한 대회를 위해 부모님,선생님 들의 진입을 막고 있었으나 아이들이 걱정
되는 부모들은 제지에도 만류하고 대회장내로 마구 진입했고 이를 제지하는
사람들과 막무가내 부모들로 인해 우스운 풍경이 연출되었다.
접수를 하고 아이를 들여보내고 돌아서면서 돗자리를 주지못한것이 생각이 났
다. 대회장에 들어갈수도 없어 발만 동동 굴리고 있는데 빨간 티셔츠를 입은
분이, 행사진행하랴 진입제지하랴 정신없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애를 찾아
손수 돗자리를 깔아주시는 친절함을 보였다 지면을 빌어 감사드린다.
애만 남겨놓고 2시간 가까이 떨어져있으려니 평소같았으면 많이 불안했겠지만
대회장 내에서도 제복입은 사람들이 위치위치마다 계셔서 마음을 놓을 수 있
었다.
공정성을 위해 주제는 당일 시작직전에 발표되었다. 우리애는 5학년이라 \"아름
다운 바다\" 라는 주제였다. 잘할수있을까..
한시간 반쯤 흘러 아이가 나왔다. 아이의 그림을 넘겨받은 진행요원들은 이름
란에 종이를 덧붙였다. 공정성을 위해서 이리라.
우리애 그림을 보고 좀더 잘 그렸으면.. 하는 욕심이 났다.
\"괴기도 쬐메 더 그리고 산호도 그리고 그라지 왜 이렇게 빨리 나왔노\" 라고
투덜거리는 내게 딸은
\"그래도 엄마! 내 주위 애들중에 내가 제일 잘 그렸데이\" 라고 대꾸한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귀여운 내 딸.
한적한 그늘을 찾아 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열었다. 애가 참 좋아한다. 그동안
아이에게 좀 더 신경써주지 못한게 미안했다. 식사를 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참
아름답다. 바다 바로 앞에 위치한 국립수산과학관.
불친절을 많이 격었던 터라 관공서에 거부감을 가진 나인데 전혀 그렇지가 않
다. 경치때문일까 공무원들의 친절 때문일까.
부지면적으론 부산에 있는 관공서 중 제일 넓다는 말을 얼핏 들은적이 있는데
과연 그랬다.
특급호텔을 지어도 될법한 목에서 수산과 바다를 연구하는 이곳 공무원들이
부럽기까지 했다. 멋진 풍경과 함께하는 식사는 정말 꿀맛이었으나 점심시간
인데도 자리한번 뜨지 않고 땡볕에서 고생하는 공무원,공익요원(알고보니 제
복입은사람들이 공익근무요원이었다) 들 보기에 미안스러워 고개를 행사장
쪽으로 돌리지 못했다.
점심을 다 먹고 일정표를 보니 오늘 우리를 위한 생사가 꽤 많다.
수준있는 오케스트라 연주와 흥이 절로 났던 \"소리바다\" 의 공연. 게다가 수산
과학박물관 까지 무료개장이라니.
사는게 바뻐 문화생활을 별로 즐기지 못했던 내게, 오늘은 정말 그동안 답답
했던 내 마음이 휴가를 다녀온 듯한 느낌이었다. 거기에다 아이까지 이렇게 즐
거워 하는걸 보며 이번 행사를 주최한 국립수산과학원에 너무나 고마웠다.
공정성을 여러번 확인 할 수 있었던 행사진행.
꼼꼼하고 세심한 배려들. 다채로운 행사준비.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무원,공익
근무요원 들의 수고에 너무나 감사드린다.
뉴스에 보도될때마다 사회의 핫 이슈가 되는 공무원 비리문제.
가까운 동사무소에만 가도 느끼는 공무원들의 불친절.
가끔식 사건사고에 이름을 드러내는 공익근무요원..
그동안 모든 선입견과 편견들로 가득찬 사람이라면 국립수산과학원을 추천
한다. 그러한 시각으로 얼룩졌던 내가 이렇게 달라졌으니 말이다.
이제는 다른 정부기관이나 관공서도 이를 본받아 국민들에게 좀더 친숙하게
다가가 여지껏 모습과는 달리 친절하고 친근한.. 그리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줘
야 하지 않을까? 나의 부정적 시각을 불식시킨 국립수산과학원 처럼 말이다.
칭찬받아 마땅하고 칭찬할건 칭찬하자.
(자료출처:부산일보 독자투고)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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