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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빈 자리
분류 기관운영
작성자 b** 작성일 2000-03-03 조회수 3,449
미류나무 앙상한 가지 끝 방울새 한 마리도 앉았다 날아갑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바로 그 자리 방울새 한 마리 앉았다 날아갑니다. 문득 방울새 한 마리 앉았던 빈 자리가 우주의 전부를 밝힐 듯 눈부시게 환합니다. 실은, 지극한 떨림으로 누군가를 기다려온 미류나무 가지의 마음과 단 한 번 내려앉을 그 지극함의 자리를 찾아 전 생애의 숲을 날아온 방울새의 마음이 한데 포개져 저물지 않는 한낮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내 안에도 미세한 떨림을 가진 미류나무 가지 하나 있어 어느 흐린 날, 그대 홀연히 앉았다 날아갔습니다. 그대 앉았던 빈 자리 이제 기다림도 슬픔도 없습니다. 다만 명상처럼 환하고 환할 뿐입니다. 먼 훗날 내 몸 사라진 뒤에도 그 빈 자리, 그대 앉았던 환한 기억으로 저 홀로 세상의 한낮을 이루겠지요.... GOOD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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